1 예류
타이베이는 낮과 밤이 모두 아름다운 도시지만, 그 근교에도 낮 동안 다녀와 볼만한 곳이 많다. 타이베이 북부 해안의 서쪽에는 야생 버드나무라는 뜻을 가진 예류라는 도시가 있다.
그러나 버드나무 대신에 이곳엔 기이한 사암과 용암, 그리고 바람과 파도에 침식된 산호 조각물들이 있다. 오랜 세월 침식작용과 풍화작용이 반복되면서 제멋대로 해안에 흩어져 있는 기묘한 기암괴석은 자연의 위대함을 넘어 장엄하고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태평양을 건너온 파도가 들이치는 이곳의 땅을 이루고 있는 것은 단단하지 않은 사암이다.
그래서 파도와 물길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많이 생겨났다.
가장 흔한 모양은 아래가 움푹 파인 버섯 모양의 바위.
해변을 따라 나란히 서있는 버섯모양 바위들 외에도 생강, 코끼리, 낙타, 촛대, 아이스크림 등 ‘붙이기 나름’인 이름을 가진 바위가 여기저기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바위는 고대 이집트의 여왕 ‘네페르티티’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여왕바위.
멀리서 보면 이집트 특유의 길쭉한 왕관을 머리에 쓴 여왕의 옆모습이 떠오른다.
모래로 이루어진 바위들은 손으로 살짝 긁어도 표면이 떨어져 나올 만큼 약해서 저 거친 파도를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가느다란 목을 가진 여왕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예류를 구경하고 나오면서 매표소 옆쪽에 있는 재래시장에도 한번 들러볼 것.
다향한 양념을 입힌 오징어와 쥐포, 생선포 등이 손님을 유혹한다.
예류는 작은 아름다운 해안과 기암석으로 명실 공히 타이베이 북부의 최고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예류의 기암석은 세계 지질학상에서 중요한 해양 생태계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예류를 거닐다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과 공간 이동을 하여 사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지구상 어디에서도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특별한 풍경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